생활속에서 익히는 한자공부법 | 홈런
생활속에서 익히는 한자공부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성시간
- 2024-01-17
초등 한자 어디까지 해야 되나요? 꼭 해야 되나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안 하면 안 되나요? 라는 질문은 초등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입니다.
초등 시기에 한자를 익히면 유리합니다. 그런데, 한자를 익히는 것이 왜 유리한지를 알고 지도하셨으면 좋겠어요.
한자는 이후의 학습 중 어떤 영역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국어 어휘력을 위한 것이죠.
한자를 많이 다양하게 알고 있는 아이들은 국어 어휘력이 높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이 실력을 갖춘 아이는 이후에 문해력을 자연스럽게 겸비하게 되고, 전 과목에 걸쳐 새로운 개념을 습득할 때 한자 어휘력의 도움을 상당히 크게 받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초등 시기에 다양한 형태의 학습으로 한자를 접하게 하고, 그 실력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핵심은 한자는 초등 시기에 공부로 시작하시거나 접근하실 이유가 없는 과목이라는 사실이랍니다.
너무 비장해지거나,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하면 유리한 초등한자, 공부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초등 시기에 되도록 많은 한자를 통해서 국어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한자로 이루어진 국어 어휘가 등장할 때마다 그 어휘가 어떤 한자로 이루어져 있는지에 대해서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익히 알고 있으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어휘들, 즉 거의 매일 사용하는 일상 용어들은 사실 한자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의 70% 정도가 한자로 이루어진 어휘라고 할 만큼 한자 어휘의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일상 속에서 그 방법을 찾아볼게요.
방법 1) 우리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1학년이든 6학년이든 학교에 가면 정해진 시간표에 맞추어 공부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 동안 공부하는 ’국어‘라는 과목이 있는데요, 이 과목은 나라 ‘국’, 말씀 ‘어’라는 한자어로 이루어진 어휘이며 그 의미는 우리나라의 말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용어일 뿐인데 나라 ‘국’자와 말씀 ‘어’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언급해주시면 되는 거예요.
비슷한 예로 ‘수학’이라는 과목이 있잖아요. 수를 배우는 학문이라는 뜻이죠. 거기에서 ‘수’는 무슨 숫자이고 ‘학’은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한 번씩만 잠깐씩만 짚어주는 대화는 짧지만 매우 유익한 경험이 된답니다.
대화를 통해 ‘수학은 그런 뜻이구나’라고 알게 된 아이에게 ‘그럼 과학은 무슨 의미일까?’, ‘과학의 ‘과’자는 무슨 뜻을 가졌을까‘ 하고 물어봐주세요.
정답을 맞히기도 하고 못 맞추기도 하는데요. 맞추냐 못 맞추냐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과학’의 ‘과’자는 무슨 ‘과’자지? 하면서 궁금해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유추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것 그 자체에 굉장히 큰 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방법 2) 학교와 교실에서 아이를 둘러싼 환경에도 이미 많은 한자 어휘들이 있답니다.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가장 사랑하는 교실이 있습니다. 바로 급식실이죠. 급식실도 한자어휘이기 때문에
대뜸 ‘급식실은 무슨 한자야? 맞춰봐. 무슨 ‘급’자야?‘ 이렇게 마치 시험을 보듯 대뜸 질문하면 아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대화가 될 수 있어요.
한자는 재미있게 놀이식으로 대화식으로 장난처럼 퀴즈처럼 접근할수록 오래 기억이 남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급식실‘의 ‘급’자는 줄 ‘급’자예요. ‘실’은 방‘실’이고요. 무언가를 주는 방이죠. 그럼 무엇을 줄까에 대한 정답이 바로 ‘식’자에 들어있는데요.
‘식’은 그럼 무슨 뜻일까를 물어봐 주시는 거예요. 그러면 아이들이 음식 밥 국 점심 하면서 막 자기 나름대로 유추를 하겠죠?
그때 부모님께서 밥 ‘식’이라는 한자를 알려주시거나, 검색해 볼 기회를 주시면 됩니다.
그런 식으로 퀴즈처럼 수수께끼처럼 스무 고개처럼 익혔던 한자들은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습득되고 나아가서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길을 지나다가 식당이라고 하는 간판을 봤을 때 저 ‘식’자도 밥 ‘식’자인가 보다 맞나 하면서 검색을 해보거나 서로 대화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방법 3) 주변에 둘러보시면 애견숍이라고 하는 곳들이 점점 눈에 많이 띕니다. ‘숍’은 영어로 ‘가게’라는 의미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는거죠. 그럼 ‘애견’이 무슨 뜻일까를 같이 고민을 해보는 거예요.
한자어 두 글자를 모두 네가 맞춰보라 부담스러워 할 수 있어요. 둘 중에 한 글자는 먼저 제시를 해주시는 게 훨씬 좋습니다.
‘애’자는 ‘사랑’이라는 의미인데,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가게인가 봐 그럼 ‘견’자는 무슨 견자일까? 지금 저기 간판 아래에 그려져 있는 저 그림은 어떤 동물일까?
그러면 그걸 보고도 ‘견’자가 개라는 의미를 가졌다는 걸 모르는 아이는 없을 거예요.
그러면 만약에 고양이만 서비스를 해주는 숍이 있다면 ‘00숍’이겠네. 여기서 ‘00’에는 뭐가 들어가면 좋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서
개가 아니라 고양이로 바뀌는 경우라면 ‘애견’ 중 어떤 한자가 어떻게 바뀌어서 결국 어떤 숍으로 가게 이름이 바뀔 수 있는지를 아이들이 고민하고 찾아볼 수 있게 해주세요.
부모님의 도움을 통해서든, 검색을 통해서든 ‘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묘’자라는 글자를 마침내 알아내고 그래서 애견숍에서 시작해 애묘숍까지 새로운 어휘로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방법 4) 아이들과 주차장에 가실 일이 많으시죠? 대형 마트에 가보면 지상 주차장과 지하 주차장이 있고, 둘 중 어느 곳으로 진입할지 선택할 수도 있고 안내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어휘를 찾아낼 수 있어요. 바로 ‘지상’과 ‘지하’인데요. 여기서 ‘지’는 지표면을 말하는 땅 ‘지’자라는 사실을 미리 설명해 주고,
‘지금 우리가 주차하려고 하는 이 지상 주차장은 땅 위에 있는 주차장일까 땅 아래에 있는 주차장일까?’ 물어봐 주세요. 아이가 답을 맞히면 ‘상’이라고 하는 글자는 그렇다면 어떤 뜻을 가졌을까?
그래요, ‘상’은 ‘위’라는 의미를 가졌다는 사실을 걸 아이가 충분히 유추해서 알아낼 수 있다는 거죠.
이어서 ‘반대로 지하 주차장은 땅의 위일까 아래일까?’ 하면 아래라는 사실을 유추해낼 텐데요,
이때 아래 ‘하’자라는 글자를 설명해 주고 ‘상’과 ‘하’가 서로 반대되는 의미이기 때문에 ‘지상’과 ‘지하’라는 반의어를 알게 되는 거예요. 결국 국어 어휘를 많이 갖는 것이라고 하는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방법을 보시면서, 괜찮겠다,라고 생각하시지만 막상 귀찮겠다는 생각도 드는 게 현실이에요.
팁을 드리면 요일을 정해보세요. 우리 집은 매주 토요일 저녁 식사를 할 때 혹은 주말에 한 번 혹은 우리 집은 수요일에 아빠가 일찍 오시면 다 같이 모였을 때 한자어로 된 퀴즈를 하나씩 준비하자.
그래서 내가 낸 퀴즈를 엄마가 맞추고 아빠가 낸 퀴즈를 내가 맞추고 하면서 서로가 준비한 그 퀴즈 한자로 이루어진 어휘들을 가지고
뜻을 유추해보고 검색해서 확인하는 그 과정까지를 그냥 우리 집의 즐거운 대화 패턴으로 만들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쌓이면 그 양이 어마어마해요.
이런 시간이 쌓이면, 중등에서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금 초등에는 한자가 정규 과목으로 편성되어있지 않아요.
중등에서는 3년 동안 ‘한문’이라는 필수 과목이 있어서 중학생이 되어 정규 과목으로 한자를 접했을 때 교과서에서 ‘어, 이거 부모님이랑 대화하고 퀴즈 했던
그때 그 한자인데 하면서 한자에 관한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된답니다. 그렇게 과목에 관한 마음이 열린 상태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 준비를 위한 암기를 해 나가면 충분하답니다.
이은경 선생님
※ 해당 내용은 youtube_슬기로운 초등생활의 이은경 선생님께서 작성해주신 원고입니다.
이은경 선생님은 2003년부터 2018.8까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셨으며,
현재는 슬기로운 초등생활을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출간하고 부모교육 관련 강의를 수백 회 이상 하고 있습니다.